명당(Fengshui, 2018)

나 조스누 덕질하나봐 22222

 

이번 추석 때 TV에서 해줄 땐 관심 1도 없었는데.. 조승우 나온다고 말 좀 해주지;;

 

<명당> 처음 개봉했을 때 포스터가 너무 바둑판처럼 주연배우 얼굴로 가득 채워서.. <관상> 아류작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안 봤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싶어서 별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아.. 주피터필름이라는 제작사의 3부작이구나. 2013년 <관상> 2018년 <궁합> <명당>.

 

흥선대원군이 아직 아무것도 아니던 시절.. 정동 김씨 가문이 권력을 꽉 쥐고 있을 때, 이들 가문의 운명을 묘 자리를 통해 바꿨다는 줄거리다. 박재상 지관(조승우)은 풍수에 밝은데.. 정동 김씨 가문의 음해도 모르고 혼자 왕 앞에서 "전하 여기가 아니라 저쪽이 명당입니다" 바른 소리 했다가 미움을 사서 처자식이 죽음을 당한다.. 이후로 벗 구용식(유재명)과 떠돌며 부동산 투기를 통해 부를 쌓는다. 참 교훈적이지^-^ 그러다 김좌근(백윤식), 흥선군(지성), 기생 초선(문채원)과 얽혀서 음모를 꾸미고 음해를 당한다는 이야기.

 

흥행작의 정석대로 잘 짠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 아무리 조선시대라 해도, 명당 차지하겠다고 저렇게까지 투쟁하고 제 아비를 죽이고 그러려나..? 왕가 세력 교체의 결정적인 이유가 고작 그거라니? 인물은 무지 많이 나오는데 모두가 오로지 풍수지리에 목메는 상황이 일단 말이 안 돼서 재미 실패!

 

왕가라고 해서 전 백성이 그들만 따라야 하는 것도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으로 생각해 보면 한없이 이상하지만. 김좌근 일가가 권력 붙들려고 그 난리를 치는 것도 그냥 보기 피곤했다.. 그리고 영화가 흥선군을 '우리' 편으로 그려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김씨 일가의 악한 면모를 그렇게 강조했으면 적어도 관객이 편들 캐릭터 하나쯤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었고. 박재상이 그 캐릭터가 되기엔 또 너무 설득력이 없었다.. 흥선군이 갑자기 야욕에 불타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부분도 그냥 읭? 스러웠지 막 으어어어억! 하는 긴장감이 들진 않았다.. 영화의 결론은 "그놈이 그놈이다."인데.. 차라리 중립적인 시점으로 개인의 서사를 강조해서 좀 더 인간적인 드라마로 그렸음 모를까, 전형적인 신파로 만들려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형상이다.

 

몇 안 되는 여자 캐릭터는 너무 쉽게 죽여. 박재상의 처자식과 기생 초선의 허무맹랑한 죽음. 남자 캐릭터의 고통, 성장을 위한 도구로만 쓰였다는 점이 말하기 지겹도록.. 안타깝다.

 

역사적 실존 인물과 사건을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었으면서, 엔딩 크레딧 맨 마지막에 모든 것이 허구이며 설사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우연일 뿐이라고 선 긋는 게, 이 무책임한 태도는 대체 뭐야? 싶었다.. 귀신들이 꿈에라도 나타나서 저작권료 내놓으라고 할까봐 그런 거니..

 

조스누 출연작 연속으로 봐서 그런가.. 비슷비슷한 배우 페어링 보는 게 좀 지겹네.. 무슨 만날천날 배우 기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