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여기에 없었다(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의 최신작. 동명 소설 원작. 살인 청부업자 조의 일상과 시선을 중심으로 그가 맡고 처한 사건을 묘사한다. 와킨 피닉스(호아킨 피닉스)가 조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 가정 폭력, 군인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 조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가정 폭력의 생존자인 모자. 조는 여전히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해를 하고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

 

조는 뉴욕시 상원의원의 의뢰를 받고, 납치된 그의 딸 니나를 찾기 위해 나선다. 아동 성착취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조는 경비원과 성매매범을 차례대로 죽이고 니나를 구한다. 이 장면은 모두 흑백의 CCTV 영상처럼 처리된다. 조는 니나와 함께 호텔에서 상원의원을 기다린다. 그러다 뉴스에서 상원의원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누군가 호텔 방문을 두드리고 조가 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던 호텔 직원이 총에 맞아 즉사한다. 그가 내뿜은 피가 조의 얼굴에 가득 튄다. 경찰 둘이 들어와, 하나는 니나를 데려가고 하나는 조를 죽이려 하다 죽임을 당한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니나를 구하는 데 실패한 조는 자괴감에 빠져 자신의 생니를 뽑아 자해를 한다. 자신에게 일을 준 사람과 동료를 찾아가지만,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정부 요원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조. 엄마도 죽어 있는 것을 발견. 안경을 낀 채 베개 밑으로 피를 흘리고 있다. 마저 조를 죽이기 위해 남아 있었던 건지, 아래층에는 요원 둘이 TV를 보며 쉬고 있는 듯하다. 조는 한 명은 죽이고 한 명은 고문한다. 그에게 엄마의 죽음에 대해 묻고, 니나의 행방에 대해 묻는다. 니나는 주지사 윌리엄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 그에게 데려간 것이라 한다.

 

 

조는 엄마의 주검을 포장해 호숫가로 간다. 함께 죽을 작정으로 엄마를 안아 물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물 속에서 니나의 환영을 본다. 조는 홀로 엄마의 장례를 치르고 니나를 구하러 가기로 한다. 윌리엄 주지사의 집에 도착한 조는 윌리엄이 죽은 현장을 마주한다. 아마도 니나가 윌리엄을 죽였을 테지. 윌리엄은 니나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2차) 생각에 분개한다. 폭력 속에서 자라, 폭력과 살인이 직업이 된 자신처럼, 니나도 폭력을 당하다 살인을 저질렀다. 조가 아래층에 내려가자 니나는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음식을 먹고 있다.

 

조는 니나와 함께 카페테리아로 간다. 식사다운 식사. 니나는 이제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조는 네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자고 한다. 조는 자신이 총에 맞아 죽은 꿈을 꾼다. 니나가 조를 깨운다. 날씨가 좋다고, 어서 가자고.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환각과 상상, 회상이 뒤섞여 조금 정신이 없고 난해하다. 갖은 종류의 이미지가 눈을 어지럽게 한다. 와킨 피닉스의 연기가 감독의 의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주지사의 아동 성착취를 덮고 돕기 위해 경찰과 FBI 요원이 나선다고? 믿고 싶지 않은 설정이다. 조에게 사건을 의뢰한 상원의원이 니나의 아버지일 리가 없다. 그도 니나를 착취한 인물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역겹다. 피자게이트가 생각 나고.. 아,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싶다. 제발.. 하지만 사실이라면 하루빨리 모든 것이 제대로 수사되고 밝혀지고 모든 가해자가 처벌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