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What Happened to Mr. Cha?, 2021)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 넷플릭스에서 공개.

 

영화 <차인표>의 주인공은 실제 배우 차인표지만, 픽션이다. 선행의 아이콘인 차인표가 알고 보니 눈치없고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캐릭터라는 설정. 본인의 실명을 그대로 캐릭터에 사용하면서 파격적으로 이미지를 깼다. 그가 품은 용기와 과감한 시도만으로도 신박한 느낌이다.

 

영화 속 배우 차인표는 자신의 코가 석 자인 줄도 모르고, 출연 예정인(줄 아는) 영화에 후배를 꽂아주려고 애를 쓴다. 스포츠웨어 광고 촬영장에서는 포토그래퍼의 디렉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콘셉트를 고집한다. 인기 토크쇼에서 4대 천왕 배우를 섭외 중이라는 요지의 통화를 엿듣고는, 매니저가 작가에게 연락할 것을 종용한다. 매니저는 스포츠웨어 재촬영을 위해 평소에 옷을 좀 입고 다니라고 하고, 차인표는 그 옷을 차려입고 등산을 떠난다. 아끼는 강아지와 함께.

 

등산에 가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아무튼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다. 차인표는 지나가는 아저씨가 알려준 정보로 방학 중이라 아무도 없을 근처 학교의 샤워실을 찾는다. 그런데 이 건물은 붕괴 위험이 커서 곧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다. 관리자가 수도를 틀면 위험하다며 경비원과 함께 건물을 폐쇄한다. 그리고 차인표가 물을 트는 순간 건물이 무너져서 온갖 건축 자재의 무게에 깔려 꼼짝도 못하게 된다. 살아남은 게 신기하고 용한 끔찍한 사고다;;

 

하지만 나체인 상태로 여고 샤워실에서 자신이 발견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분명 창피할 텐데. 두려운 그는 정신이 멀쩡함에도 119에 신고를 하지 않고 매니저를 부른다. 사람들 다 가면, 자길 좀 꺼내달라고. 매니저가 무슨 힘으로 그 무거운 석재를 안전하게 옮겨서 사람을 구해.. 이건 119 모욕이야 뭐야..

 

체감상 영화의 대부분은 이 붕괴되어 갇힌 상태에서 이뤄진다.

 

말도 안 되는 요소가 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뭐 봐줄 만하다. 그런데 쿠키 영상처럼 넣은 엔딩은 구렸다... "바로~"라는 대사가 참 구렸다...

 

어쨌든 차인표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