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패밀리 시즌 1~11(Modern Family, 2009~2020) #완결 #종영

사람이 너무 많아서 2020년엔 단체샷을 안 남겼나 봐. 이런 캡쳐본밖에 없군ㅜㅜ

<모던 패밀리>가 2020년 4월 8일 방송분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11년 동안 11개 시즌. 넷플릭스에는 며칠 전에 시즌 11이 올라왔기 때문에, 이제서야 정주행.

 

2010년대 초반에 이 드라마를 처음 접했고, 정말 따뜻한 가족애가 넘치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많은 위로와 공감을 받았던 것 같다. <모던 패밀리>의 모든 멤버가 실제 캐릭터와 함께 성장을 하고 나이를 먹었다. 아역 배우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텐데 대가족 드라마로 이렇게까지 롱런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

 

 

아직까지 초반이었던 시절의 가계도. 이 집안에서 가장 나이 든 남자인 제이는 가구 업체 사장이다. 자수성가한 케이스. 굉장한 괴짜인 전처와는 이혼을 했고, 콜롬비아 출신의 미모의 젊은 여성 글로리아와 우연히 만난 뒤 사랑에 빠져 재혼을 했다.

 

글로리아가 제이의 돈을 보고 결혼한 게 아닌가, 생각할 법도 하지만, 글로리아가 제이를 아끼는 마음은 진심이다. 글로리아에겐 전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매니가 있다. 글로리아는 스페인어 억양이 굉장히 강한 영어를 구사하는데, 그게 매력적이다. 글로리아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고, 모르는 영어 단어가 나온다고 해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활달하고 독립적인 여성이다. 실제로 글로리아 캐릭터는 미국에서 히스패닉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글로리아는 매니를 콜롬비아계다운 열정적이고 강한 사람으로 키우려 한다. 글로리아는 중반 시즌에 임신을 해서 아들 조를 낳는다. 조가 말을 하기 시작하는 건 후반 시즌에서다. 글로리아 역을 연기한 소피아 베르가라는 <아메리칸 셰프>에서 주인공의 전처를 연기해, 이 드라마를 못 본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할 것이다. <모던 패밀리> 크루 중에 가장 톱스타가 된 듯.

 

 

제이에겐 장성한 자녀가 둘 있는데, 누나인 클레어와 남동생인 미첼이다.

 

클레어 가족부터 설명하면, 클레어는 부동산 중개업자 필과 결혼해 살고 있다. 필을 처음 만났을 때는 장래가 전혀 유망하지 않았고, 아버지의 호감도 사지 않았는데, 속도위반으로 결혼에 골인. 클레어는 전업 주부로 살다가,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부턴 제이의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필은 내가 개인적으로 <모던 패밀리>에서 제일 안 좋아하는 캐릭터다.. 뭔가 헛다리 짚고 나대는 점이 불호야..

 

첫째 딸은 헤일리. 학교 성적은 좋지 않았는데 무식하기까지 하다.. 술 먹고 파티하느라 통금 시간을 어기는 건 일상이었다. 예쁘고 활달해 연애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캐릭터다. 초반 시즌에 만난 띨띨한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가 후반 시즌에 다시 만났지만, 진지하지 않은 관계를 이어가다가 혼전 임신을 해버린다. 그래서 시즌 10~11에서는 헤일리의 임신과 출산,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이 대가족의 규모는 더 커진다.

 

둘째 딸은 알렉스. 언니와 다르게 매우 똑똑한 영재다. 조기 졸업, 조기 입학의 귀재. 언니에 비해 외모나 재치에 대한 열등감이 있지만, 그건 초반 시즌에서만 에피소드로 다뤄지고, 점점 자신감을 찾고 자신만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사는 캐릭터다. 셋째인 아들은 루크. 어릴 때는 진짜 귀여웠는데.. 헤일리랑 비슷한 캐릭터다. 남자아이다보니 더 적극적이고 물리적 타격이 큰 사고뭉치일 뿐.

 

그리고 미첼은 게이이고, 변호사다. 고지식하고 늙은 제이는 처음엔 아들이 게이라는 점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듯하지만, 점점 사랑하는 아들의 성 지향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미첼에겐 캠이라는 파트너가 있다. 처음엔 그냥 동거만 하다가 중반 시즌에 결혼식을 올린다. 캠은 시골 출신의 열정맨인데, 뮤지컬과 스포츠를 정말 사랑한다. <모던 패밀리>에서 가장 활기차고 정이 많으며, 모두를 이어주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한다. 미첼과 캠 둘 다 가끔은 예민하고 집요하게 굴긴 하지만, 헤일리와 알렉스가 몰래 비밀을 털어놓고 상담할 정도로 따뜻한 커플이다. 캠의 지나친 열정이 시청할 때 부담스러울 때가 있지만,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정찬을 차려서 가족 모두를 초대하고 그런 점을 보면 진짜 내 마음이 다 따뜻해지는 기분..

 

미첼과 캠은 입양을 결심하고, 베트남에서 온 신생아 릴리를 가족으로 들인다. 시즌 초반에 신생아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그 아역배우가 자랐을 때 대사를 시키기엔 좀 거시기했는지, 아역배우를 교체한다. 이때 한국계 혼혈 아역배우가 캐스팅되었고, 무럭무럭 잘 커서 결말 때까지 연기했다. 릴리도 자기 주장 강하고 독특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그리고 미첼과 캠은 시즌 11 말미에 새로운 동양계 아이를 입양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크고 나선 아무도 가계도를 만들지 않았나 보다...

 

내가 가장 좋아한 시절의 루크.. 지금은 약간 타락한 듯한 캐릭터ㅜㅜ 그냥 순수하고 귀엽게 장난만 칠 때가 좋았어

솔직히.. 헤일리와 알렉스가 성인이 됐을 때까지는 애들도 너무 귀엽고 모든 게 재밌었는데,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내가 세상에 찌들어서인지 예전만큼의 재미는 못 느끼겠다ㅜㅜ 시즌 11도 그냥 저냥이었고 의리로 보았다^^;; 솔직히.. 더 이상 새롭고 참신하게 웃길 방법이 없으니까, 멤버들 직업을 막 이렇게 저렇게 바꾸고 아이들도 커서 막장까진 아니지만 좀 막 살고.. 이런 설정이 어거지로 느껴졌다. 시즌을 11까지 끌고가는 건.. 정말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겠다 싶다.

 

그래도 다문화 가정(백인-히스패닉의 재혼, 아시아계 입양아), 게이&레즈비언 가족 등 미국에서 이미 전형적인 형태가 된 '현대 가족'을 방송계에서는 선진적으로 친근하게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물론 이들의 삶은 중상류층 백인 계층의 그것에 많이 치중되어 있지만. 2009년에만 해도 엄청난 충격이 아니었는가.

 

하지만, 초반에는 클레어와 글로리아가 전업 주부였기 때문에, '모던 패밀리'인데 왜 여기 나오는 여자들은 죄다 직업이 없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걸 의식해서 캐릭터의 방향성을 수정한 시점이, 솔직히 너무 늦긴 했다. 이외에도 성차별적인 요소와 대사는 시즌 11이 끝날 때까지 매우 반복적으로 나온다. 약자 혐오는 말할 것도 없고.

 

시즌 11은 모든 가족이 더 이상 한 도시의 한 동네에 살지 않게 되는 상황으로 이별을 하며 마무리된다. 그렇게 징글징글하게 붙어살았음 됐다, 이제 좀 떨어져서 지내 봐라, 하는 게 내 솔직한 심정^^;; 별로 안 슬펐음..

 

<모던 패밀리> 배우 출연료

개인적으로 이번에 궁금했던 건 배우들의 최근 출연료. 초반 시즌 때인가, 배우들의 출연료가 공개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나는 임금 성차별이 있었고, 필 던피를 연기한 배우가 혼자서 엄청난 출연료를 받았었다. 저 놈이 혼자서 연기를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 드라마 자체가 모든 인물이 동등하게 주역인데, 왜 혼자 많이 받아!? 화가 났었다..

 

아무튼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많은 수정이 있었나 보다. 시즌 11 출연료를 보니, 우와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제이, 글로리아, 클레어, 필, 미첼, 캠 등 어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회당 50만 달러. 회당 5억 4천만 원이라는 소리다. 그리고 아이들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모두 회당 12만 5천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회당 1억 3천 500만 원 정도다. 회당 50분도 아니고 20분가량인데, 정말 대단한 금액 아닌가.. 시즌 11이 총 18개 에피소드니, 도대체 얼마를 번 거야!

 

이러나 저러나, 나는 아역 배우들이 갑작스런 인기를 얻으면서 분명 많은 일도 겪었을 텐데, 별탈없이 잘 자라준 것이 정말 고맙고 기특하다. (알렉스를 연기한 배우에겐 아주 어릴 때 엄마와 절연한 모양인데, 친엄마의 양육 환경이 아동학대 수준으로 너무 최악이어서 의붓 언니가 데려다 키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배우가 <모던 패밀리>로 스타덤에 오르니, 엄마가 등장해 수익을 내놓으라며 깽판을 친 것이다.. 이 뉴스가 터졌을 때, 배우 나이가 10대 초반인가 상당히 어렸던 걸로 기억한다ㅜㅜ)

 

아무리 훌륭한 배우라고 해도, 하나 이상의 히트작을 남기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TV 시리즈로 유명해진 배우들은.. 후속작이 잘 되거나 한 경우를 별로 못 봤다. 이들 배우가 다른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되면서도, 못 볼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완전 극 초반. 헤일리는 진짜 초동안이다.

 

릴리의 미소는 백만불짜리.. 어른인 척하는 알렉스도 너무 귀엽고ㅜㅜ

정말 <모던 패밀리>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얻은 기분이겠다

우정 포에버..

귀여워ㅜㅜ

던피 패밀리 사진이 제일 많네ㅜㅜ

(Photo courtesy of Jill Greenberg/ABC) “Modern Family” stars Reid Ewing as Dylan Marshall, Ariel Winter as Alex Dunphy, Ty Burrell as Phil Dunphy, Julie Bowen as Claire Dunphy, Eric Stonestreet as Cameron Tucker, Nolan Gould as Luke Dunphy, Aubrey Anderson-Emmons as Lily Tucker-Pritchett, Jesse Tyler Ferguson as Mitchell Pritchett, Jeremy Maguire as Joe Pritchett, Sarah Hyland as Haley Dunphy, Sofia Vergara as Gloria Delgado-Pritchett, Rico Rodriguez as Manny Delgado, and Ed O’Neill as Jay Pritchett.

가장 최근에 찍은 화보! 드디어 발견!^^ 혹시 <모던 패밀리>가 끝나서 실망했다면, 스핀오프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너무 슬퍼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