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게임 ~그녀들의 계급~ (マザー・ゲーム〜彼女たちの階級〜, 2015)

전형적인.. 교훈 주려는 일드. 명문 유치원에서 만난 학부모들의 이야기다. 주인공(키무라 후미노)은 남편이 자신의 적금을 훔쳐 달아난 뒤, 아들 마코토를 홀로 키운다. 요리사로 일하다가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네 집으로 돌아와 근처에 도시락 가게를 차렸다. 문제는 이 동네에 마코토를 맡길 보육원이 없어서 명문 유치원에 입학시키게 된다.

 

명문인 줄도 모르고 간 주인공. 이곳 원생은 부잣집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일본답게 아이들 보호자는 모두 고급 승용차에 명품을 두르고 나타나는 엄마다. 전업 주부인 건 당연하고, 남편이나 집안의 재력에 따라 서열도 정해지는..^^;;; 치열한 경쟁 사회다. 가진 건 객기와 열정밖에 없는 주인공은 워킹맘에 싱글맘 신세이니, 은근히 눈총과 따돌림을 받게 된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사모님들에게도 이런 저런 사연이 있음은 당연하다. 집안의 문제를 참고 또 참고 억누르는 게 엄마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니까. 모두가 참고 산다는 설정이 정말 일본답다. 그 문제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나대는 주인공. 교훈과 일침을 마구 날리며 다른 엄마들을 돕는다. 

 

얼핏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깨부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엄마의 역할이 어쩌고 저쩌고를 강조하며 흐지부지다. 유치원 행사에 반드시 엄마가 참석해야 하고, 엄마에게 사사로운 잡무를 시키고.. 그걸 못해낼 것 같으면 당찬 주인공마저 전전긍긍하고.. 아 정말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지만, 일본도 일본이다. 이 뿌리깊은 엄마 착취의 역사.. 그놈의 가부장제.

 

잘 나가는 광고 회사에 다니다가 사내 커플로 결혼해서 애 때문에 일 관둔 여자(아다치 유미). 자기도 그렇게 잘 나갔으면서 왜 그렇게 남편한테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할 정도로 가스라이팅당했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그 정도 실력이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재취업도 가능하겠고만. 그렇게 기가 죽어서 살아야 하냐고.. 제일 답답했던 캐릭터.

 

유치원에서 가장 부자인, 일본의 거물 부동산 집안의 딸을 연기한 단 레이 배우가 너무 아름답다.. 왜 이런 사람이 아직도 탑스타가 아닌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