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전문 변호사 QUEEN(スキャンダル専門弁護士 QUEEN, 2019)

1. 타케우치 유코의 부고를 접하고.. 지난번에 보다 만 드라마 <스캔들 전문 변호사 QUEEN>을 정주행했다. 드라마로는 타케우치 유코의 유작이 되어버렸네ㅜㅜ <런치의 여왕>이랑 <프라이드> 같은 옛날 드라마.. 리마스터링해서 왓챠든 넷플릭스든 좀 업로드해주면 좋겠다ㅜㅜ

 

2. 타케우치 유코가 맡은 역할은 히미 코우. 위기 전문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매회 유명인 혹은 유명 기업의 스캔들이나 위기를 수습한다. 동료 변호사 '요다' 역할은 <이랬을지도 모를 여배우들(かもしれない女優たち)>에서 공연했던 미즈카와 아사미가 연기했다. (그 드라마에서 무명 여배우로 분한 미즈카와 아사미가 다케우치 유코를 보고 진짜 예쁘다고 찐으로 감탄하는 장면이 있다..) 매회 비슷한 전개다.

 

3. 최종화로 갈수록, 히미 코우의 미스터리한 과거사가 밝혀지고 새로운 갈등이 나온다. 늘 똑같은 패턴. 그런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새롭게 밝혀지는 진실들이 막 전율을 일게 하지도 않는다. 그냥 소소..

 

4. 스캔들을 덮기 위한 전략 같은 게 궁금하다면 참고할 만도 하다. TV와 주간지 등의 언론을 이용하는 건 필수. 클라이언트를 위기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클라이언트의 작은 것은 잃을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5. 계약직 여성, 여성 기혼 직원의 고충, 여성 전문직의 고충 등 일본 사회에서 여성이 마주한 유리 천장을 매우 자주 다룬다. 그런데 2화에서 다룬 직장 내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의 이야기가, 이토 시오리 사건을 비웃는 것 아니냐는 평이 많다. 나도 전에 2화 보고 먼가 찝찝해서 보는 걸 관뒀던 것 같다. 어쨌든 이 드라마는 극중 클라이언트로 설정한 캐릭터의 편을 드느라 정신이 없다.

 

6. 타케우치 유코는 무척 아름다우나,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표현력이 늘 보던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건 유코의 탓이 아니다. 이 드라마가 틀에 박힌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고, 작가가 히미 코우의 캐릭터에 별로 개연성을 설계하지 않은 채 대충 배우의 명성에 맡긴 뒤 밀어붙인 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혼자 고급 아파트에서 괴로워하는 장면이라던가, 거리에서 의문의 전화를 받고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나, 중요한 조사 회의 자리에서 뜬금없는 감정의 변화를 보이는 장면이나. 작가가 정말 게을렀다는 생각밖에는. 그래도 타케우치 유코는 여전히 아름답고, 계속 보고 싶을 거다.

 

7. 멋진 미국의 법정 드라마를 흉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대실패. 미드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실망할 것.. 하지만 타케우치 유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