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힘내라 인류! 신춘 스페셜!!(逃げるは恥だが役に立つ ガンバレ人類! 新春スペシャル!!, 2021)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가 완결되고 3~4년만에 나온 후속 스페셜 드라마. 제목 드럽게 기네...ㅜㅜㅋㅋ

 

둘이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가 늘 그랬듯, 여성이 임신했을 때 겪게 되는 사회적 눈총과 부담, 남편의 역할에 대해 아주 착한 방식으로 천천히 따져가며 반론을 제기한다. 출산 휴가, 육아 휴직을 쓰면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지니 서로 약속을 통해 돌아가며 임신해야 하는 여성 직원들의 부조리. 남편이 아내의 집안일과 육아를 돕는 게 아니라, 공동으로 같이 하는 거라는 의식 개선 문제. 이런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좀처럼 없으니 반갑긴 하지만 이 방식이 일본인의 눈높이에 맞는.. 너무 착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역시 한국인인가, 표현 방식이 조금 더 과격했으면 좋겠다.. 답답했어..ㅜㅜ

 

일본 드라마는 다 코로나 시국을 극중에 반영을 하나 봐.. 신기하다.. 드라마는 중반부터 코로나 배경을 들인다. 둘 다 육아 휴직을 썼지만, 코로나 때문에 인원이 부족해지자 남편이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에 복귀한다. 재택 근무가 어려운 근무 환경에서 남편이 대중교통을 타고 일을 다니면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커지고 그럼 신생아에게까지도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아내와 아기는 친정으로 가서 지내게 된다.. 남편이 근처에 와도 연락도 안 하고, 가까이 있어도 포옹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생이별한 이산가족처럼 지내야 하는 시대적 슬픔을 잘 연출했더라.. 이렇게까지 하는 집 별로 없겠지만, 이렇게 해야 하는 게 사실은 맞는 거지..

 

 

근데 결국은 육아를 아내가 도맡는다는 이야기로 끝나잖아.. 인력이 부족해진 쪽이 아내여서, 남편이 육아를 하는 설정이었음 더 파격적이고 재밌었을 것 같다.

 

또, 임신의 괴로움을 좀 더 적나라하게 다뤄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라가키 유이 너무 청순하고 예쁜데, 진짜 임신을 해도 그렇게 예쁘고 귀여운 목소리로 짜증 내고 괴로워할까..? 인생의 고통을 모르는 배우 같아서 아쉽다ㅜㅜ 그리고 여전히 호시노 겐과 아라가키 유이가 사랑에 빠졌다는 설정이 이해가 안 감.. 일단 안 어울리고 말이야.. 내가 아라가키 유이의 외모라면 절대.. 절대... 외모지상주의자라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