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처녀(Ladies of the Forest, 2016) #단편영화

<찬실이는 복도 없지> 김초희 감독의 단편 영화. 요즘 왓챠에서 미는 숏숏 코너의 맨 앞에 있길래 봤다. 병맛 코미디 영화다. 어이가 없어서 계속 웃게 된다.

 

스포 있음. 순심(윤여정)은 본인이 살던 곳에 남자가 씨가 말랐다며, 제 짝을 찾기 위해 다른 행성(지구)으로 건너왔다. 도착하자 만난 달래(정유미)는 산나물을 캐는 처녀다. 달래는 이곳도 마찬가지라며 본인도 이 얼굴에 이 날씨에 나물을 캐고 있지 않냐며 슬퍼한다. 둘은 산나물을 캐며 오순도순 함께 지낸다. 산나물을 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사슴 머리띠를 한 남자(배유람)가 나타나 자신이 사슴인데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다며 자신을 좀 숨겨달라고 한다. 텐트 옆에 어정쩡하게 앉아, 두 산나물 처녀의 도움을 받고 사냥꾼에게 잡힐 위기를 넘기자 자신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산나물 처녀는 좋은 짝을 만나고 싶다고 하고, 사슴은 폭포에 가보라 한다. 목욕을 하러 잠시 내려온 두 남자가 바나나우유를 먹고 있을 텐데, 그들의 날개옷을 숨기라고. 그들과 부부의 연을 맺고 아이를 셋 낳으면 그들은 영원히 하늘로 올라가지 않을 거라 말한다. <선녀와 나무꾼>의 리벌스 버전.ㅋㅋ 우연한 만남인듯 마주친 산나물 처녀는 자신들을 도와달라는 선남(?)의 말에 알겠으니 데덴찌로 짝을 정하자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달래는 리차드(안재홍)와 짝이 되고, 순심은 찰스(정다원)와 짝이 된다. 찰스는 기타를 치며 순심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한량이지만 로맨틱한 말로 순심을 꾄다. (그래서 남자사람 다 똑같네 이러면서 뒤집어 엎는 전개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리차드는 달래에게 푹 빠져서 깨가 쏟아진다. 그러다 갑자기 사냥꾼과 사슴이 재등장한다. 이번에는 사슴이 도망가는 데 실패하고 화살을 맞아 죽고 만다. 죽으면서.. 아니 당신들은 내가 이어준..! 이라며 이제 곧 사랑의 마법이 풀릴 거란 유언을 남긴다. 사랑의 마법이 바로 풀린다. 찰스는 순심에게 갑자기 왜 할머니가 됐냐고 묻고, 리차드는 달래가 백인인 줄 알았다며 의아해 한다. 그래도 리차드는 당신의 인종이 변했을 뿐 자신의 마음은 그대로라 안심시킨다. 순심은 막말까지 내뱉으며 자신을 모욕하는 찰스를 보고 또 다른 꾀를 낸다. 날개옷을 자기가 입고 하늘로 가서 제 짝을 찾겠다고. 그래서 찰스와 함께 떠난다. 하늘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옷은 모텔 가운이다 ㅋㅋㅋ 천상계로 떠나는 방법은 콜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다. 마침 달래는 임신을 하고 리차드와 국민 체조를 하며 영화가 끝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펜션에 엠티 갔다가 간 김에 심심해서 영화 찍은 것 같다 ㅋㅋ 테이블을 빼곡히 채운 소주와 맥주병은 전날밤의 결과겠지?

 

산나물을 캐던 산과 폭포가 정말 아름다웠다. 고양시 효자농원이랑 홍제천 폭포마당이라고 한다.

 

감독의 내레이션은 능청스러운 사투리가 그냥 찬실이랑 똑같다.

 

사슴이 뿅뿅뿅 뛰어다니는 연기 졸귀다.

 

어떻게든 환상 속 이상형을 만나기 위해 행성을 오가고 천상계 남자까지 탐하는 순심의 열정과 패기를 본받아야 한다. 정말 대단해. 힘을 내기란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