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Jazzy Misfits, 2019)

치타(김은영)가 주인공, 조민수가 그 엄마다. 주인공의 이름은 순덕. 잘 나가는 가수다.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와 순덕의 동생 유리가 돈과 함께 사라졌다고, 당장 찾아야 한다고 닦달한다. 그래서 찾으러 다닌다. 엄마는 감정적인 데다 정신없이 산만하고 입이 험하다. 순덕은 그런 엄마가 못마땅하다. 순덕이 어릴 때부터 갈등의 골이 깊었던 모녀.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다, 동생의 실종 사건으로 어쩔 수 없이 뭉치게 되면서 둘은 서로의 속도 조금씩 알게 된다. 좋게든 나쁘게든.

 

약간 성인 ADHD처럼도 보이는 엄마와 그 때문에라도 일찍 성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딸의 관계.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코파카바나>가 생각나는 설정이다. 정말 순수한 영혼이라 그러는 건 이해하지만, 피곤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치타는 이 영화에서 노래를 참 많이 한다. 조금은 지나치리만큼. 아름답지만, 목 뒤쪽을 쥐어짜는 듯한 소리가 들을수록 피로를 쌓게 한다. 그런데도 노래를 꼭 풀로 다 부른다. 치타가 이 영화를 위해 직접 자작곡 여러 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남연우 감독과 치타가 연인 사이라는 것은 굳이 언급하고 싶진 않지만, 사심 가득한 연출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아무튼 배우로서는 훈련되지 않은 듯한 날 것 그대로의 '치타'를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치타가 말하듯 화내듯 슬퍼하듯 연기한다. 흥분하는 장면에선 고개도 엄청 산만하게 흔들고. 무대를 압도하는 가수로서의 존재감이 그나마 연기력을 커버해준 듯하다. 치타 헌정 영화 같은 느낌..

 

추격신, 격투신마다 슬로우모션을 걸고 옛날 재즈 음악을 튼다. 클리셰.. 근데 이런 류의 장면이 두 번이나 나온다. 클리셰x2.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조연 캐릭터 구성. 외모만 보면 흑인이지만, 할 줄 아는 언어는 한국어뿐인 정복. 순덕 동생의 남자친구로 착각하는 드래그 퀸인 마이클. 그리고 유리의 여자친구. 이태원을 배경으로 다문화적인 풍경을 연출하려 꽤 공을 들였다. 어쨌든 감독이 이태원을 정말 사랑하는 것 역시 틀림없다. 구석구석 작은 곳까지 아름답게 담아내려 애쓴 티가 역력하다. 낭만적이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가족 이야기를 내세웠지만, 본질적으로는 음악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