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연인사이(No Strings Attached, 2011)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회피성 애착장애를 겪고 있는 듯한 의대생 엠마(나탈리 포트만)과 얼마 전 유명 배우인 아빠에게 전 여친을 빼앗긴 작가 지망생 아담(애쉬튼 커쳐)의 이야기. 10대 때 처음 만난 둘은 아담의 술주정으로 재회하고, 아무 조건 없이(no strings attached) 서로가 필요할 때마다 섹스를 하는 친구 관계를 시작한다. 조건이 있긴 하다. 거짓말하지 말 것, 아이컨택하지 말 것 같은.. 아담은 뼛속부터 다정한 로맨티스트로, 줄곧 엠마에게 진심이지만 엠마의 철벽에 맞춰주는 척한다. 엠마는 성욕을 해소하는 도구로 아담을 이용하는 듯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아담을 좋아하고 있다.

 

기분 좋게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사운드트랙. 그중에서도 생리통에 시달리는 엠마를 위해 아담이 '생리 믹스' CD를 구워준 에피소드. 그리고 그 플레이리스트! 생리 때마다 찾아서 듣곤 했다.

1. “Evenflow” – Pearl Jam
2. “The Tide Is High” – Blondie
3. “Red Red Wine” – UB40
4. “Sunday Bloody Sunday” – U2
5. “I’ve Got The World On A String” – Frank Sinatra
6. “Muddy River” – Johnny Rivers
7. “Bleeding Love” – Leona Lewis
8. “Here Comes The Flood” – Peter Gabriel
9. “Red Rain” – Peter Gabriel
10. “Waterfalls” – TLC
11. “Red Red Rose” – The Weepies
12. “Red Tide” – Neko Case
13.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 Travis
14. “I Love You, Period” – Dan Baird
15. “Just A Girl” – No Doubt
16. “Here Comes The Rain” – Eurythmics
17. “Everybody Hurts” – R.E.M.
18. “Stormy Pinkness” – They Might Be Giants
19. “Time To Flow” – D-Nice
20. “Blood Is Thicker Than Water” – Wyclef Jean featuring The Product G&B

유튜브에 있는 '생리 믹스' 플레이리스트:

www.youtube.com/watch?v=PqXwslCcPws&list=PL_afQopfjd4sf4H_lAsgbWQl_ikYTIdq5

 

섹파친구 생리한다고 컵케이크 사오고 생리 믹스 CD 구워오고 수프까지 끓여주는 이런 남자가 어딨냐. 판타지다. 그래도 어딘가엔 제발 좀 있어주라.

다시 보니 그레타 거윅이랑 민디 캘링도 나온다! 그것도 주인공의 절친으로 나오는데 그땐 두 인물이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하게 될 줄 눈치도 못 챘지.

 

같은 해에 비슷한 주제의 경쟁작(?)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 개봉하기도 했다. 극장가에서 실제로 맞붙은 건 아니지만.. <친구와 연인사이>의 남주 애쉬튼 커쳐와 <프렌즈 위드 베네핏>의 여주 밀라 쿠니스가 십수 년의 오랜 우정 끝에 부부의 연을 맺고 지금은 아주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공교롭다. (그나저나 저스틴 팀버레이크랑 애쉬튼 커쳐는 수년째 별다른 작품 활동이 없는 듯?) 또 같은 해 개봉한, 나탈리 포트만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블랙스완>에서 밀라 쿠니스가 공연했는데, 나탈리 포트만의 라이벌이자 상상 속 섹스 파트너로 등장하기도 했다. 독특한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