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Juno, 2007) #엘렌페이지

케이블에서 해주길래 반가운 마음에 봤다. 어릴 때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어떻게 저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밝고 가볍게만 표현했지? 하며 진지충 먹었었는데..(근데 사실이잖아?) 다시 보니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처녀 딱지를 떼고 싶어서 남사친 블리커와 놀다가 의자에서 관계를 맺은 열여섯 고등학생 주노. 그 일로 덜컥 임신해버린다. 낙태를 하러 갔지만, 결국 아이를 낳아 입양시키기로 한다. 모든 결정은 혼자 해서 아빠와 새엄마에게 통보하는 아주 씩씩한 방식. 물론 부모는 당황하지만서도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리고 광고에서 본 입양을 원하는 부유한 부부를 찾아간다. 주노는 펑크 음악을 무지 좋아하는데, 아이의 아버지가 될 마크가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인간적)호감을 느낀다. 엄마가 될 바네사의 아이를 바라는 간절한 눈빛도 아마 설득적이었을 것.. 주노는 배가 불러오는 동안 바네사와 마크 부부네 집에 종종 들러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건네고 우정을 쌓는다. 임신 과정을 보여주는 낭만적인 성장 드라마다.

 

임신 과정 자체를 너무 캐주얼하고 긍정적으로만 다룬다는 점이 여전히 아쉽기는 하다. 그냥 배가 무거워지고, 사람들이 계속 쳐다본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실질적인 정보를 주지 못한다. 영화의 톤이 깨질 테니 이해는 감..

 

엘렌 페이지의 최대 매력은 우디 앨런의 영화 <로마 위드 러브>에서 발산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많은 출연작을 접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2도 얼른 마저 봐야 하는데..^^;; 더 챙겨보지 못해 미안해여..

 

2005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제니, 주노>도 생각난다. 비슷한 건 이름, 미성년자의 임신 스토리라는 모티프 정도지만. 논란 면에서 엄청 화제였었지. 2년 뒤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주노>가 한국 영화 <제니, 주노>를 베낀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