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마이 홈(Going My Home, 2012) #일드 #고레에다히로카즈

나가노에 가서 어색함을 걷어내고 조금 친해진 부녀지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가 연출한 드라마. 2012년 방송되었고, 야마구치 토모코가 오랜만에 이 작품으로 TV 안방에 컴백했다. 주제는 감독이 늘 풀어가는 가족 이야기다. 10부작이라 영화보다 훨씬 잔잔하고 긴 호흡이다. <고잉 마이 홈>에는 대대로 소문만 무성한 매우 작은 인간 '쿠나'가 희망의 요소로 등장한다.

 

 

도쿄에서 광고 제작자로 일하는 료타(아베 히로시)는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내려간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사에(야마구치 토모코)는 료타의 아내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랴 잡지 촬영도 하랴, 영화 일을 하랴 매우 바쁘다.

이 둘의 딸은 말을 잘 안 하려고 해서 부부에게 고민을 안겨주는데, 어느날 학교에서 정학(?) 당한다. 엄마의 맛있는 도시락에 든 반찬을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파는 상업적 행위를 해서이다. 보면 볼수록 귀엽고 짠하다.

 

푸드 스타일링에 집중한 사에와 조금 고독한 료타.

료타의 누나는 YOU, <걸어도 걸어도>에서 똑같이 누나로 나왔다. 그때도 동생(료타)이 아베 히로시였다.

료타의 엄마 역는 잘 나가는 며느리를 시샘하는 눈치인데, 은근슬쩍 자신만의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잡지에 실어달라 말한다.

료타의 아빠는 대기업 임원인데, 갑자기 쓰러진 뒤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해 가족들이 '도대체 왜 거기서 쓰러진 거야' 궁금해 한다.

 

료타의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문안을 온 나호.

료타 아빠 에이스케(나츠야기 이사오)에게는 치과의사인 친구 타키코(니시다 토시유키)가 있다. 친구의 사별한 아내는 료타 아빠의 첫사랑이기도 하다.

알고 보니 료타 아빠는 친구네 딸 나호(미야자키 아오이)를 자주 찾아 그 아들과 함께 놀아주곤 했다.

두 할아버지는 '쿠나'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동네 아이들을 모아 소소한 이벤트도 벌인다.

 

그런데 에이스케는 불륜으로 가족들의 속을 썩힌 전력이 있어, 자식들은 혹시 나호가 에이스케의 숨겨진 딸 혹은 애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장 먼저 품는다.

료타는 처음에는 탐정처럼 아빠 고향을 다니다, 쿠나 이야기에 매료되어 직장 동료와 다큐멘터리 제작에까지 나선다.

 

극의 마지막 즈음 쿠나 찾기 이벤트를 벌이는 주요 인물들

극적인 사건은 발생하지 않지만, 잔잔하고 따뜻하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다. 회사에서 위기를 맞은 료타가 딸과 함께 나가노에 잠시 머무르며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고 쿠나를 찾는 동안, 시청자도 함께 방학을 나는 기분이다. 쿠나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잔잔한 감동도 들이닥친다.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단, 의역이 매우 지나치므로 주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