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ten Avocados 🥑 모아니의 컬처 리뷰

요즘 계속 옛날 영화를 찾는다. 옛날 영화가 지금 보면 거지같은 구석은 많지만, 어딘가 더 낭만적이고 순수한 면이 있다. 지금은 이미 쓰일 플롯은 다 써먹었고 어떻게 새로운 임팩트를 줄까 고민하다 산으로 빠지는 영화가 더 많은 듯.. 음악도 그렇고.. 주인공 제나 링크가 하룻밤에 열셋에서 서른 살이 된다. 겨우 30세인데 직업도 패션잡지 에디터인데 완전 자수성가한 핵부자로 나오고 차기 편집장을 노린다(그 나이에;;;). 갑자기 30세가 돼서 어리둥절한 13세는 패션 테러리스트로서 활약하고.. 덕분에 눈이 어지럽다. 괴로움.. 요즘 이런 플롯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최소 35세는 될 테지.. 30세는 너무 어리다 선망하는 친구들에게 따돌림, 괴롭힘을 당하는 13세 너무 불쌍했지만, 그래서 못된 성격으로 자라는..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22. 01:48

소셜 미디어의 폐해와 부정적인 면모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IT 업계 종사자들의 증언과 함께, 픽션 속에 가족을 등장시켜 이해를 돕는다. 개인적으론 다 보고 난 뒤에는.. '크게 새로운 논의점은 없는데?' 싶었다. 내겐 이미 익숙하게 접해왔던 내용들이라.. 조금 식상하게 느껴졌다(이게 사실은 더 무서운 거;;).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소셜 미디어 이래도 계속 할 거야? 이렇게 위험한데?'라며 관객을 겁주지만, 결정적인 문제의 근원이라던가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는다. 갑자기 열린 결말인 척하면서 매우 싱겁게 끝나버린다. '무엇을 하든 사용자의 의지와 분별력에 달려있겠지'라는 무책임한 감상을 갖게 만드는. 사람이 하는 일이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고객을 '사용자'로 표현하는 비즈니스가 딱 ..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22. 01:24

마음이 아프다. 29살 (게이) 남성이 엄마와 이별하는 영화.. 영화의 첫 장면은 엄마의 임종이다. 그의 남편과 세 자녀가 엄마를 둘러싸고 슬퍼하는 장면이 꽤 오래 이어진다. 데이비드(제시 플레먼스)는 고향인 새크라멘토를 떠나 뉴욕에서 코미디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엄마 조앤(몰리 섀넌)이 평활근육종 말기에 걸렸다. 죽음까지 막을 수는 없는 단계. 조금이나마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항암 치료를 받지만 그 부작용이 너무 괴로워 치료를 포기한다. 데이비드는 엄마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앞당겨진 이별 앞에 괴롭기만 하다. 결국에는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걸. 한없이 쇠약해져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워진 조앤은 아들 데이비드가 커밍아웃했을 때 자신이 함부로 말했던 일을 사과한다. 그래도 내가 네 엄만데, 그러지 말았어야..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22. 01:12

동명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영화. 2016년, 실리콘벨리에서 꽤 잘 나가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냈다. J. D.(제이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저자는 애펄레이처(애팔래치아)라는 문화권에서 자랐다. 애펄레이처는 북미 동쪽을 관통하는 산맥 이름이기도 해서 캐나다를 비롯해 굉장히 광활한 지역을 포함한다. 지리적으로 고립된 환경이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오랜 세월 꽉 막히고 폭력적이고 교육 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제이디가 자란 곳은 이 애펄레이처 문화권에 속하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이다. 제이디가 이 책을 냈고, 같은 해 미국 대선 결과는 전 세계인을 경악에 빠트렸다. 미국의 주요 매체는 이 책을 통해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가난한..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22. 00:39

넷플릭스 12월 신작. 스토리는 빈약하기 그지 없고, 춤과 노래로 꽉꽉 채우는 게 의 강점인 것 같은데.. 무대에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로 보니 좀 밋밋하다.. 특히나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 같은 유명 배우를 섭외한 것에 비해 영화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LGBTQ를 다룬 내용도 어딘가 시대 착오적인 느낌도 나고.. 브로드웨이에서 한물 갔거나 혹평이 자자하고 주연 배역에서 밀려난 배우 몇몇이 대중의 환심을 다시 사기 위해 결의를 다진다. 인디애나주 엣지워터라는 곳의 고등학교에서, 커밍아웃한 학생 '엠마'가 무도회(ㅋㅋ) 파트너로 여성을 데려가겠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심하게 반발을 했고 차라리 무도회를 취소하자는 합의에 이른다.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무도회를 하지 않을 수 있..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21. 23:20

까도 까도 등장인물의 비밀이 나오는 양파 같은 미드의 전형. 흥미롭긴 하지만, 이런 드라마는 시즌 1까지 보고 나면 지쳐버리는 게 특징이다.. 피곤해.. 뺑소니로 갑자기 죽은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모임에 나간 주인공(사진 속 오른쪽 금발 여성). 애도하느라 넋이 나간 자신에게 귀찮게 말을 걸고 아는 척을 하는 갈색 머리의 여자.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짜증만 잔뜩 내고, 신경에 날을 세운다. 갈색 머리 여자는 외롭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연락처를 건넸지만, 도저히 연락하지 않을 얼굴이다. 두 아들을 돌보고 하루 일과가 겨우 끝났을 때, 여느 때처럼 잠은 오지 않고, 가슴 속이 뻥 뚫린 것처럼 허하다. 주인공은 갈색 머리 여자가 생각나, 전화를 ..

모아니의 컬처 리뷰/드라마 2020. 12. 16. 23:56

넷플릭스에서 내 취향을 딱 알고 메인에 띄워주길래 바로 봤다. 이미 본 영화지만 또. 웬일로 오리지널 신작이 아닌 옛날 영화를 띄워주나 했지! 주인공 역을 맡은 야기라 유야가 칸 영화제에서 최연소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벌써 16년이 지났다.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 사건을 접하곤 15년간 이 영화를 구상했다. 영화 속 이야기가 훨씬 낭만적이고 따뜻하다. 생존자 아이들이 지금은 다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형제가 보살핌 받으며 자랐길, 누군가를 보살피는 존재가 되었길. 이렇게 소망할 수 있는 빛 한 줄기가 담긴 영화.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16. 23:53

왓챠에서 들였다길래 20여년만에 정주행. 너무 소중해서 무어라 감상을 남겨야 할지 모르겠다! 헛소리만 써야지!! 시리즈 초반부에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유독 심한 발연기ㅋㅋㅋㅋㅋ. 열심히 하는데 '저 연기 책으로 배웠어요'하는 느낌.. 처음 연출을 제안받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그가 해리로 점찍은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연을 맡았다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그래도 지금 버전이 최고다. 예전에 케이블 채널에서 보면서도 느꼈던 건데.. 마지막 편에서 볼드모트가 추종자들 뒤에 쫙 세워놓고 호그와트 학생들 대면하는 장면.. 연출이 너무 태조 왕건과 궁예 같았어.. 그 좁아터진 집무실에서 대신들 모아놓고 막 헛소리로 혼쭐내는 캐릭터.. 희대의 악마가 갑자기친숙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리고 다시 보니...

모아니의 컬처 리뷰/영화 2020. 12. 16.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