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2021)

이 엉성함을.. 어떡하면 좋죠?

 

장나라 보고 싶어서 지지난 주말에 내내 틀어놓았는데, 물론 중간 중간 못 본 부분도 꽤 있지만.. 전혀 몰입이 되지 않고.. 캐릭터의 매력도 전무하고 (이청아 배우 제외) 전개도 고구마 답답이고.

 

모티브는.. 정성주 작가의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밀회>에서 따온 것 같은데.. 뱁새가.. 학을.. 그 특유의 고급짐, 촘촘함, 진지하면서도 통쾌한 블랙 코미디, 풍자의 미학, 그럼에도 매우 평범한 사람들을 빼놓지 않는 그 모든 것이.. <브이아이피>에는 없.다.

 

다시 한 번..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 아니 특징, 아니 작은 감정도 느끼기 어려운 드라마는 니가 처음이야. 이상윤 배우는 마지막회에 이르기까지 전혀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모르겠더라. 아니 근데 이건 배우의 탓이 네버 에버 아니다. 후반부에 캐릭터의 출생의 비밀, 뭐 현대판 홍길동으로서의 아픔 같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드러나면 뭐해? 전혀 와닿지가 않는데.

 

장나라 배우의 나정선 역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심함. 주인공이니까 비중이 훨씬 높아서.. 연기력이 부족한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친모에게도 버림받고 계모에게도 버림받은 아픔.. 그 나이 되도록 엄마가 왜 그랬을까 정도도 헤아리지 못하면서, 세심함과 배려로 중무장한 최고의 커리어 우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었다.. 개연성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캐릭터.

 

불륜 상대가 누구일지 추리하게 만드는 요소도 넘 엉성하고.. 초반엔 그게 2명인 것처럼 분위기 잡다가 결국엔 이도 저도 아니고. 이상윤 배우와 표예진 배우의 애정선도 전혀 상상이 가질 않아. 일단 안 어울리는 건 둘째 치고, 서로 좋아하는 느낌이 전혀 안 남... 박성준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이 없는 사람이고, 온유리는 그냥 애처롭지만 미련하고 멍청한 사람이다..

 

그나마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는 이청아 배우가 연기한 이현아. 당장 복잡한 개인사를 겪으면서 무너졌다가도 단단해지는 강한 사람이기에, 가장 인간다웠고 매력 있었다.

 

승진에서 밀려 불안해하는 송미나 캐릭터도.. 조금 답답하긴 했지만.. 사실 주변에 있을 법한 인간적인 캐릭터고. 곽선영 배우는 처음 보는데 배역이랑 아주 잘 어울렸다. 남편 역의 이재원 배우도 <청춘기록>에서 처음 봤지만 볼수록 매력 넘치는 듯. 아니 근데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좀 직접 터놓고 얘기하면 안 되냐고. 월세방 얻어서 집 나가는 것보단 차라리 싸우더라도 대화하는 게 나은 거 아니야?

 

<가족입니다>에 철부지 막내로 출연했던 신재하 배우도.. VIP 전담팀 낙하산 사원으로 출연. 해맑은 철부지 캐릭터가 찰떡인가보다. 이 팀에서 제일 부러운 인생.

 

<비밀의 숲>에서 추앙받던 박성근 배우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은은하게 비열한 캐릭터로 나온다. 근데 그것이 말이야,, 참,, 밋밋하다고..

 

박지영 배우도 넘 좋아! 반갑고!

 

이러나 저러나 극히 다양한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요거 하난 좋았던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