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길이네 곱창집(焼肉ドラゴン, 2018)

일본의 내로라하는 배우들 다 모였다. 분명 내 돈 주고 산 땅인데, 그게 국유지라니, 졸지에 불법 거주자라니, 그런데 심지어 이 나라 민족도 아니야. 전쟁통에 열심히 살아남겠다고 발버둥치다 만난 부부와 자녀들. 부부는 한국인 배우가 연기하고, 자녀들과 그 주변 인물은 대체로 일본인 배우가 연기했다. 이정은 배우와 김상호 배우의 연기가.. 어쩜 그렇게 그 낯선 이들의 친부모처럼 찰떡으로 어우러졌는지.

 

<파친코>는 읽지 못했지만, 플롯만 두었을 때, 그보다는 이 이야기가 훨씬 사람 냄새가 나고 멋질 것 같다..

 

중간의 급 전개. 충격적인 사건. 너무 충격적이어서 마음이 저린다. 이런 충격 요법을 썼기에 더 인상적인 영화라 느끼는지도 모른다.

 

후반부도 너무 안타까웠다. 결국 쫓겨나야 하는 이 길 위에서 북으로 남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로 결정한 것이. 그 이후의 역사를 아는 현대인으로선 안 돼.. 가면 안 돼.. 라고 외칠 수밖에.. 없지만.. 이들 모두가 행복했길, 적어도 스크린 속에선 영원히 행복하길.

 

나 마키 요코도 너무 좋아! <꽃보다 남자>의 이노우에 마오가 저렇게 멋진 배우가 됐다니 그것도 좋아!

 

글이 너무 두서가 없지만, 좋은 영화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