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A Single Rider, 2016)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주연의 영화. 이주영 감독의 첫 상업 영화라고 하는데, 독립 영화 같다. 화면에서 돈 냄새가 안 나서가 아니고.. 그냥 어딘가 허술하다. 이병헌이었기에 이만큼 하드캐리했다고 생각. 다른 배우였다면..? 아쉬움이 훨씬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그래도 좋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건 분명하고, 그 깊은 울림은 충분히 전해졌다.

 

몇 가지 인상 깊은 포인트. 금융 회사의 사기에 가까운 행각에 일단 분노, 공감. 처자식의 영어 실력에 그렇게까지 열등감을 느껴서 호주로 보낸다고..?ㅋ 호주 달러를 한화로 환전하는 데, 그걸 왜 호주 사는 한인이 해줘? 민간인이 왜 굳이 호주 가는데 한화를 현금으로 싸들고 가서 환전을 해주겠냐고.. 의심의 힘이 필요하다.

 

(반전 스포일러라고 하기엔 너무 뻔한 반전이지만, 스포일러주의)설정상 이병헌과 공효진이 함께하는 순간도 없지만, 뭔가 둘의 조합, 케미가 전혀 상상되지 않아서 이질감이 컸던 것도 한몫하는 듯. 공효진 배우 좋아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공효진보다는 좀 더 다른 감정선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 천 번 만 번 영화의 중요한 그 설정을 감안하더라도 정말 분위기가 따로 논다. 물론 공효진은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

 

안소희.. 팬인데.. 연기.. 왜 그래.... 얼마 전 예능에 나와서, 자신이 연기할 때 어려웠던 이유로, 어린 시절을 세계 무대에서 너무 바쁘게 보내느라 일상을 향유한 적 없었던 점을 들었는데.. 흠.. 연기에는 그런 일상적 경험보다는 타고난 절박함, 억울함 같은 게 더 필요한 것 같다. (자신의 감정에 파고들고 작은 일도 부풀려 느끼는 예민함, 감정 호소를 쇼핑이 아닌 표현으로 풀어내는 능력, 극단적인 예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잘 하는 부류 있잖은가..) 아니 오히려 그 바쁘고 정신없었던 시절, 그 고통의 경험을 연기에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연기자로 대성하긴 어려울 듯... 평소 말할 때, 노래할 때도 타고난 어색함이 드러나구... 그 어색함이 대체로 '순수한 매력'으로 작용해 좋은 효과를 내왔지만. 이제 서른이잖아..ㅠㅠ 슬프고 사연 있는 역할 말고 귀엽고 명랑한 여동생 같은 역할 위주로 맡는 것이 좋을 듯.... 연기 전공자(라고 해서 다 잘하는 건 아니겠지만)가 본다면 화딱지가 나겠지만..ㅋㅋㅋㅋ 저 소희양 정말 응원해여.. 원더걸스 데뷔 직전에 MTV인가에서 했던 프로그램도 그 시절에 몇 번이나 봤다고ㅜㅜ 분명 할 수 있는, 잘 어울리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싱글라이더 리뷰에서 이렇게 구구절절 늘어놓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