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영화 시리즈(Harry Potter, 2001-2011)

왓챠에서 들였다길래 20여년만에 정주행. 너무 소중해서 무어라 감상을 남겨야 할지 모르겠다! 헛소리만 써야지!!

 

시리즈 초반부에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유독 심한 발연기ㅋㅋㅋㅋㅋ. 열심히 하는데 '저 연기 책으로 배웠어요'하는 느낌.. 처음 연출을 제안받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그가 해리로 점찍은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연을 맡았다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그래도 지금 버전이 최고다.

 

예전에 케이블 채널에서 보면서도 느꼈던 건데.. 마지막 편에서 볼드모트가 추종자들 뒤에 쫙 세워놓고 호그와트 학생들 대면하는 장면.. 연출이 너무 태조 왕건과 궁예 같았어.. 그 좁아터진 집무실에서 대신들 모아놓고 막 헛소리로 혼쭐내는 캐릭터.. 희대의 악마가 갑자기친숙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리고 다시 보니.. 정말 아동 문학, 아동 영화 맞구나! 싶다. 막 엄청나게 치밀하고 촘촘하고 완벽하게 짜맞춘 느낌은 안 든다.. 큐빅으로 치면  3x3x3짜리 큐빅과 10x10x10짜리의 차이 같은 느낌. 그래도 논란의 여지 없이 대단한 작품이지.

 

대학 시절 어떤 유럽 문학 전공한 교수님이 해리포터를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남들은 교수가 웬 아동 문학이냐 말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열정을 숨기지 않는다고. 해리포터만큼 서양의 모든 문학적 역사적 배경과 지식, 신화, 전설 그 모든 것을 암시하고 잘 재구성한 작품은 없다는 논지였던 것 같다. 물론 이 이야기는 해리포터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도 많은 전문가가 분석한 내용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모든 배경 지식이나 서양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데, 왜 아무도 이런 강의나 콘텐츠를 기획한 적 없는 걸까.. 책이나 다시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