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Blackpink: Light Up the Sky, 2020)

블랙핑크라는 그룹이 결성되기까지 네 멤버의 이야기와 현재 모습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핑크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하는 영화다♡ 프로듀서인 테디도 거의 주인공 느낌으로 자주 나와서 네 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팬들이 제일 반가워했을 부분은 블랙핑크의 연습생 시절 모습.

 

블랙핑크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데에는 독창적인 음악 스타일, 넷 모두의 짱짱한 실력, 누구 하나 뒤지지 않는 톱스타급 외모와 패션 스타일 등등 너무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네 멤버의 기가 막힌 호흡과 깊은 우애. 네 명이 자매로 태어났어도 이렇게 사이가 좋진 못했을 거다. 이들이 사회가 아닌 학교에서 만났어도 영원한 우정을 자랑하는 모임을 이뤘을 거다.

 

반면 케이팝 아이돌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낸 배경은, 이 영화에서 제니가 말했듯, 합숙 훈련이다. 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한 숙소에서 함께 살면서, 온갖 평범한 일상을 규제당하고 성실한 연습과 치열한 경쟁을 견뎌야 하는 일. 전국민이 일생에 한 번은 '수능'이라는 관문을 겪기 위해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혹 어떤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야간 자율 학습을 해야 하는 등 빡센 나날들을 보내야 한다. 그렇기에 아이돌들의 훈련이 그렇게까지 힘들 것이라고 생각 못한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걸? 안 힘든 인생이 어딨냐고. (힘듦에 공감하는 이들은, 자신이 고생해온 만큼 그것에 투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화를 해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얼마나 상상조차 하기 힘들까. 도저히 같은 차원에 사는 사람들 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깜짝 놀랄걸..

 

한국인의 삶은 0.05㎡(25×20㎝)짜리 닭장 속에 갇혀 사는 닭의 삶과 같고, 미국이나 유럽 같이 인구 밀도가 덜 뻑뻑한 곳의 사람들은 그보다 조금 더 큰 닭장에 사는 격이다. 정말 슬픈 일이다. 한국에서의 삶이 좋은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면 모두 한국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서 나온 부산물 같은 거니까. 좀 더 널널하고 행복할 순 없을까.. 솔직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건 오히려 잘 된 일이 아닐까?

 

블랙핑크에서 너무 멀리 와버렸네.. 아무튼 블랙핑크 최고다!! 눈물 나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