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나의 가출(My Happy Family, 2017)

3대가 모여 사는 가족. 구성원 간의 답답한 긴장과 갈등. 등장인물이 결혼을 왜 이렇게 일찍 하며, 다 큰 성인의 이혼 결정을 왜 온 친척이 들고 일어서서 반대하나. 그래서 아랍 지역의 영화인가 싶었는데, 조지아 영화다. 조지아 영화는 처음 본다. 하긴 한국도 분위기가 그렇게 많이 달라진 건 아니니까. 꽤 좋은 영화인데 생각보다 평점이 (쬐끔) 낮아서 놀랐다. 엄청 거장 감독이 만든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가 있는데.. 생각이 안 난다. 유럽에 살거나 이스라엘/터키쯤에 사는 무슬림 젊은 부부의 이야기였는데.

 

중반부 접어서야 어떤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이, 그것을 쉽게 폭로하고 화내지 않는다는 설정이 꽤 흥미로웠다. 덕분에 별 사건이 없어도 그게 언제 터질까 말까 하는 긴장감이 꽤 컸던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이 교차된 응시로 끝나는데, 과연 부부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감독은 끝끝내 갈등의 폭발은 관객의 상상 속에 맡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