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화이트홀: 아버지와 발칙한 세상 산책 시즌 4(Jack Whitehall: Travels With My Father, 2020)

1. 잭 화이트홀이 아빠랑 함께 떠나는 해외 여행 시리즈. 올해 시즌4가 공개됐다. 코로나 시대에도 끝없이 나오는 여행 콘텐츠. 언제 찍은 걸까. 솔직히 시즌1~3의 모든 에피소드를 꼼꼼하게 챙겨보진 않았다. 보다 보니 식상해져서..

 

2. 잭 화이트홀은 영국의 코미디언이다. 넷플릭스에 스탠드업 코미디 쇼도 있다. 아빠랑 나이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데, 엄마와 아빠 사이의 나이 차도 엄청나다. 은퇴한 후에 아내의 보살핌 안에 안정적으로만 지내온 꼬장꼬장하고 보수적인 노인이, 한참 젊은 아들 손에 이끌려 배낭 여행하듯 전 세계를 도는 내용이다. 처음엔 분명 여행을 끔찍하게 싫어했다. 아들의 권유에 영 따라주지 않는 비협조적인 태도가 오히려 웃겼다. 그러다 회와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오픈마인드가 된 듯하다. 이젠 여행을 싫어하진 않는다. 아빠의 유머는 아들의 그것보다 강렬하다. (하도 늙어서.. 여러모로 혐오적 발언은 감안해야 한다.) 잭의 거시기가 작다고 폭로하는 장면은 너무 강렬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잭의 형이 거시기 크기는 다 가져갔다고.

 

3. 이번 목적지는 호주 시드니다. 작년 이맘때였음 대충 보다가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코로나 시대에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청했다. 이번에는 아빠뿐 아니라 엄마도 동행한다. 엄마의 입담은 아빠보다 더하다. 부모의 당혹스러운 언행에 창피함은 언제나 잭의 몫인데, 이번에는 그게 두 배로 늘어났다. 진심으로 당황해 하는 잭의 표정이 늘 압권이다. 물론 연출된 상황이 많겠지만. 부모를 보니.. 잭이 왜 코미디언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근데 사실 잭은 은수저다. 아빠가 TV 프로듀서로 일했거든..

 

4. 잭 화이트홀 시리즈는 늘 뻔한 곳은 가지 않는다. 잭의 아빠가 의아해 하고 낯설어할 아이템만 골라서 간다. 첫 번째로는 드래그퀸 쇼에 참여해 부자가 직접 드래그퀸이 되어 경연에 참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잭이 와인 클래스를 빙자한 스피드 데이트에 참여하는 것. 입구까지 따라와 첫 데이트에 섹스는 안 된다며 잔소리하는 부모를 이제 가시라 떠나보내지만, 부모는 몰래 들어와 잭의 스피드 데이트를 몰래 훔쳐본다. 와인의 나라라 가능한 기획. 이 스피드 데이트 장사는 정말 대박적이라 느꼈다. 내가 사업주이고 싶다. 세 번째는.. 크리켓 경기장 구경하고 크리켓 배우기. 그다음엔 잭이 크리켓 팀 마스코트 탈을 쓰고 거리에서 홍보한다. 엄마는 아들의 거시기 부분을 가리키며 비웃는다. 네 번째로는 숲속 탐험에 나선다. 그다음엔 해변 투어. 여기까지가 시즌 4의 에피소드 1. 에피소드는 2개뿐이다.

 

4-1. 생각해 보니 뻔한 곳들을 너무 가지 않아서 쉽게 질리는 것 같다. 관광지의 매력보다는 부모의 현지 부적응적/반사회적 반응, 그에 대한 아들의 황당한 반응 패턴이 계속 이어지니까. 가볍게 시간을 때우려면 추천. 아, 그런데 시드니가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오페라 하우스 빼고는 황량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