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 2020)

 

얼마 전 개봉한 지 4주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미니 시리즈. 일단 정말 재밌다! 원작 소설의 설명에 따르면 입양, 페미니즘, 체스,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다룬다. 각본가이자 연출가 스콧 프랭크가 고 원작자 부인에게서 판권을 구매해 10년 넘게 묵혀둔 건지 오랫동안 작업한 건지 시간을 보낸 뒤 최근에 제작했다.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셰임리스> 같은 드라마 전작이나 무수히 많은 영화들도 챙겨보고 싶어졌다. 참여작마다 영화제를 휩쓰셨네..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개성 강한 이미지와 연기가 아주 크게 한몫했고, 클리셰 없는 체스 영웅의 이야기가 일곱 에피소드 내내 흥미진진했다. 베스 하먼의 과거 경쟁자였다 나중엔 조력자가 되는 남성 배우들의 매력도 못지 않았고. 로컬 체스 마스터로 이름을 날리다 해외 씬으로 판을 키우면서, 점점 화려해지는 패션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감상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

 

안정제 없이는 불안함을 억누르기 힘든 베스의 심리 상태는 정말 안쓰러웠는데, 주변에 베스의 마음을 다잡게 해줄 정도로 꾸준히 등장하는 캐릭터도 없어서 더 맴찢..

 

마지막에 재등장하는 고아원 단짝 졸렌은 최애 캐릭터다. 고아원에서 성장해 베스에게 러시아 여행 경비를 꿔줄 정도로 재력을 갖춘 법무사가 되다니! 

 

1950~60년대에 팽팽했던 이데올로기 대립을, 베스 하먼이 콧방귀를 끼며 개무시하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든다.

 

시즌 2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너무 궁금하다! 1983년 발표된 원작 소설에서는 아마 시즌 1까지의 이야기만 다룬 것 같은데.. 어떤 살을 덧붙일지!